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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도쓰 12월 호 - 파리편

이 달의 글Dear my youth,-밝게 빛나던 젊은 날을 대변하던 파리는 이제 볼 수 없어도.스물넷, 물건을 잃을까 큰 배낭을 꼭 붙잡은 채 바라보던 에펠탑을 기억해. 너무 익숙하면서도 생경했던 철골 구조물은 시간에 따라 그 빛을 바꾸었고, 눈에 비치던 백색 에펠은 밝기만 하던 어릴적 추억 속에서 두근거리던 설렘으로 남아있어. 그렇게 화려했던 며칠간의 기억은 필연적으로 이 도시를 그리워하게 만들었지.이 도시를 사랑했던 것인지 그를 바라보던 모습을 추억했던 것인지, 조금 더 어른이 되어 돌아온 이 도시는 기억 속 하염없이 밝게 빛나던 모습만은 아니었어. 다만 겨울의 회색 하늘 아래에서도 잔잔한 재즈와 샹송이 울리는 거리를 걸으며 이 도시에 물들어가는 시간은 정각이 되면 빛나던 에펠탑의 시간과 같이 젊은..

일상 2025.03.24

월간 도쓰 '25년 1월호

이 달의 글무력한 마음에 시곗 바늘을 잘근잘근 씹어먹던 때가 있었다. 무기력한 밤, 술에 취한 탓인지 잠이 오지 않았다. 어둠은 짙어져 간간히 저 멀리 이름모를 차 엔진 소리만 크게 들리고 평소 들리지 않던 초침 소리가 거슬리도록 크게 들리었다. 스물 여섯, 어두운 기숙사 방 안 룸메이트가 혹여나 깨진 않을까 뒤척임에도 조심스럽던 그 밤은 유독 어두웠다. 처음으로 겪어보는 마음이 힘든 시기였던 탓에 밤을 홀로 헤엄쳐가며 어딘지 모를 바다로 깊게 침전해갔고 모든 것을 결국 자신의 탓으로 돌리던 그 때, 다시 본 시곗 바늘은 약 5초가 지나있었다. 이질감이 있었다. 분명 젊은 청춘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나이였으나, 삶의 무게는 안그래도 작은 키를 가진 나를 짓눌렀고, 결국 그 중력에 이기지 못한 시간은, ..

일상 2025.03.11

월간 도쓰 12월호 -독일편

12월, 오랜만에 느끼는 가을.매달 말이면 달력의 다음장을 넘겨보며 다음 달을 계획하는 습관이 있다. 하지만 왜인지 올해는 12월 달력 한 장만 무거운 듯 잘 넘겨보지 않는 것 같다. 너무 바빴던 탓도 있겠지만 확실히 시간이 가는게 아쉬울 나이가 되었나보다.올해는 해외 구축 출장으로 인해 독일에서 겨울을 보냈다. 안개가 끼고 날은 항상 흐리지만 춥고 눈이 내리던 한국과 달리 얇은 옷 하나만 걸치고 다녀도 충분히 따뜻한 곳에 오니 무언가 여유가 생기고 급한 마음이 사라지는 것 같다.항상 치열하게만 살아와서였을까? 주어진 태스크를 잘 해내기 위해 당연하게도 자신을 우선순위에서 미뤄왔던 날들이 부끄럽게 느껴지리만큼 이 곳에서의 삶은 평온하고 느긋했다. 마치 나만 답답해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 같았다. ..

카테고리 없음 2025.01.14

월간 도쓰 11월 호

12월 첫 눈의 벅참은 아니더라도.때 아닌 눈이 온 세상을 뒤덮었다. 첫 눈이라는 지극히 낭만적인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는 폭설로 인해 별 일을 다 겪은지라, 어릴 적 첫 눈이 오면 느끼던 행복감과 벅참보다는 걱정과 한탄이라는 지극히 염세적인 표현으로 낭만을 썼다.내년이면 앞자리가 바뀐다는 걱정때문인지 아직 청춘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나이임에도 괜한 무게감을 느껴온 것 같다. 다만 그 덕에 타성에 젖은 연속성 보다는 가치 있는 변화를 지향하며 올 가을과 빨리 온 겨울을 아주 이상적으로 보낸 것 같다.12월은 장기 출장과 늦은 여름휴가 일정으로 긴 시간 자리를 비울 예정이기에 이번 달은 이른 송년회와 한 해 마무리를 다 하고 왔다. 그래서인지 내린 때 아닌 폭설은 미리 보여준 올 해 마지막 모습이라 생각하기로..

카테고리 없음 2024.12.09

월간 도쓰 시월호

의식하지 못한 새 시간은 흐르고 가을 찬 공기가 아직 준비되지않은 소매에 스쳐들어왔다. 시월의 새벽 공기는 평소보다 차고, 아직 이 날의 기온에 적응하지 못한 나의 육신은 선선한 가을바람에도 오한을 느꼈다. ’따듯한 감정이 없는 탓이겠지, 이 도시에 적응한 사람들에게는 말이야.‘ 색을 잃어버린 채 회색으로 빛나는 테헤란로의 불빛과 그 아래 제 모양을 찾으려는듯 웃자란 잡초들은 상경한 청년에게 유난히 생경한 이 도시의 황량함을 다시금 상기시켜주었다. 다만 내 이십대 마지막은, 그리 황량하지 않았으면 했기에 이번 달은 여유롭고 무던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보려 결심했다. 그렇게 이 쌀쌀한 날씨에도 건물 사이로 들어오는 노란 햇살이 있고, 무표정한 얼굴 뒤에 숨은 수줍은 따듯함이 있으며, 의식하지 못한 채 흘러가..

일상 2024.10.27

월간 도쓰 9월호

Blank space 9월이면 선선한 바람과 함께 바버 자켓을 꺼내고 산책을 하고 싶어지는 날들이 떠오르는데 올해는 더운 여름으로만 가득했던 9월이었던 것 같다. 더운 날씨때문이었는지, 적응되지 않은 일교차는 감기에 딱 들기 좋게 만들었고 꽉찬 2024년에 작은 빈 공간이 있던 듯한 9월 한 달로 인해 나는 올해 여름을 잊지 못할 것 같다. 더웠던 9월, 다만 평온했던 나날들의 연속. 올해 9월의 기록도 시작해보려한다.이 달의 글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냉장고에서 꺼내 버렸다. 콩나물, 우유, 음료수, 통조림. 냉장고 안 모든 음식의 뒷면에는 유통기한이 있다.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은 결국 본연의 맛을 잃고 몸을 아프게할 뿐이다. 아마 한.. 2년 전 쯤이었다. 자취를 처음 시작한 나는 아깝다는 핑계로 유..

일상 2024.10.06

월간 도쓰 8월호

‘폭염 경고’ 매년 여름마다 어김없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는 뉴스가 나오는 것 같다. 어릴 적 지구가 아프다며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에 대해 논하던 뉴스 때문인지 미래에 올 것이라던 아열대 기후가 오는 듯 올해는 스콜과 같은 소나기를 자주 만나고, 밖에만 나가면 숨이 잘 안 쉬어질 만큼 습하고 덥다.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가지고 있던 답답한 마음은 습한 여름 날씨가 걷히고 차츰 가을이 다가오기 때문이었던 것인지, 출장으로 가게 된 라스베이거스 사막의 건조함때문인지 꽤나 적응을 한 것 같다. 올해 뜨거웠던 여름의 중심에서 마주친 슬픔과 고민, 고통과 행복, 기쁨과 벅참은 오랜 뒤 올해 여름이 기록적으로 뜨거웠던 만큼 기억할 것이다. 다음 여름 더 뜨겁고, 행복하고 아플 젊음임을 기대하며 올해 8월호도 시작..

일상 2024.09.09

월간 도쓰 7월호

2023년 12월 31일,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18시간 동안 헤어릴 수 없이 다양한 빛을 내는 전광판 사이에서 기다리던 2024년을 기억한다.전광판에서 나오는 똑같은 영상을 수도 없이 보며 한 겨울 맨 땅의 한기가 온몸을 감쌀즈음 2024년은 나에게 벅차도록 필연적으로 다가왔고, 지구 반대편에서 평소보다 다소 늦게 맞았던 새해의 아침은 환호성과 건물사이로 내리던 종이 꽃잎 사이에서 시작되었다. 한 해의 절반이 지나도록 매일 뜨는 해에 설레는 이유는 20대의 마지막 해, 그 첫 날이 벅차도록 아름다웠기 떄문이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하루하루 지나가는 것이 너무 아쉬워서 기록해보려 이 달의 기록도 시작하였다. 빛나던 20대의 마지막, 하루 하루가 소중하고 또 돌아보면 행복했을 기억이기에, 이 시기를 조금..

일상 2024.08.09

[이코테 강좌] Brute force 2번 시각 - python

코드 n = int(input()) count = 0 for i in range(n+1): for j in range(60): for k in range(60): if "3" in str(i)+str(j)+str(k): count += 1 print(count) 전체 시계 (시, 분, 초) 에서 0 ~ n 시까지 3이 들어가는 경우의 수를 구하는 문제이다. 3중 for 문을 두려워해서 어떻게 하나 고민이었는데, 결국 전체 값을 찾기에는 이게 가장 적절하다. 참고할 것은 in list_a + list_b 의 형태로 하여 or 문처럼 전체에서 문자열의 포함 여부 체크 하는 코드이다. if "3" in str(i)+str(j)+str(k): count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