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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이면 선선한 바람과 함께 바버 자켓을 꺼내고 산책을 하고 싶어지는 날들이 떠오르는데 올해는 더운 여름으로만 가득했던 9월이었던 것 같다.
더운 날씨때문이었는지, 적응되지 않은 일교차는 감기에 딱 들기 좋게 만들었고 꽉찬 2024년에 작은 빈 공간이 있던 듯한 9월 한 달로 인해 나는 올해 여름을 잊지 못할 것 같다.
더웠던 9월, 다만 평온했던 나날들의 연속. 올해 9월의 기록도 시작해보려한다.

이 달의 글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냉장고에서 꺼내 버렸다.
콩나물, 우유, 음료수, 통조림.
냉장고 안 모든 음식의 뒷면에는 유통기한이 있다.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은 결국 본연의 맛을 잃고 몸을 아프게할 뿐이다.
아마 한.. 2년 전 쯤이었다. 자취를 처음 시작한 나는 아깝다는 핑계로 유통기한이 지난 치즈를 먹고 배앓이를 하였다. 몸은 뜨거워지고, 배는 아무 음식도 받아들이지 못하였으며, 그저 모든 음식을 게워내는 것 외로는 할 수 있는 것이 단 하나도 없었다.
한 조각의 아쉬움으로 인해 내 모든 속을 뒤집어 놓은 그는 강한 경각심을 주었고, 그 아픔을 알게된 그후로 한동안 그 음식에 손도 대지 않았다.
이런 아픈 것을 나는 정말 잘 견디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였을까? 내가 겪은 사랑은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치즈였다. 필연적으로 올 마지막을 알면서도 그를 원했고, 갈구했고, 게워내고, 또 많이 아팠다. 다만, 무딘 나는 잘 알지 못해 알아채지 못했을 뿐. 유통기한이 오랜 시간 지나버린 줄 알면서도 무한한 것인 줄 알았던 나의 무지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내 사랑의 유통기한도 언젠가 끝나 썩어 문드러져 쓰레기통으로 자연히 들어갈테다. 아까워서 냉장고 안 깊숙이 들어가 소비되지 못한 채, 묵묵히.
다만 누군가 나에게 묻는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사랑의 유통기한은 만년으로 하고 싶다.
이 달의 취향
좋지 아니한가 - 유다빈 밴드
기분이 꿀꿀한 요즘 한 번씩 기분전환이 필요할 때마다 듣는 노래. 원래 크라잉넛 노래로 알고 있는데 그 시절 펑크락이 정말 좋은 것 같다.
이 달의 기록
- 집안 분위기 바꾸기
거실에 있는 빔프로젝터를 좀 더 밝은 애로 했더니 이제 집에서 언제든 뭘 볼 수 있다. 식물도 좀 들여오고, 점점 날이 시원해지니 문을 열어둘 수 있어서 쾌적해지는 듯 하다. 이래서 난 가을이 좋은 것 같아.
- 식집사 드루이드의 삶
[카카오맵] 조인폴리아 파주농장
경기 파주시 월롱면 황소바위길 304 (월롱면 영태리) https://kko.to/MGq_RY303d
조인폴리아
경기 파주시 월롱면 황소바위길 304
map.kakao.com
조인폴리아라는 파주에 있는 매우 큰 농원이 있는데 요즘들어 여기를 되게 자주 간다. 가격도 엄청 싸고 처음 보는 식물들도 정말 많아서 식물 좋아하는 나는 너무 좋아하는 곳이다.




- 한가위를 보내보아요
무해한 댕댕이와 맑은 공기, 시간이 멈춘듯 한 곳. 서울에서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살았는지 항상 벗어나고만 싶던 서울을 떠나는게 너무 아쉬웠다.

외할머니댁에서 바로 올라가니 순천역도 오랜만에 가고.

- 학교 옆 필동해물
[카카오맵] 필동해물
서울 중구 필동로 30 (필동2가) https://kko.to/5tcq8sanG2
필동해물
서울 중구 필동로 30
map.kakao.com
우리 학교 옆 신공학관에서 역으로 가다보면 있는 오래된 간판집. 사실 하얀집에서 4000원 짜리 칼국수 하나 시켜두고 소주만 먹었던 청춘이었던지라 몇만원짜리 해물은 좀 부담스러워서 직장인이 되고 처음으로 와봤다.
오랜 단골들, 80넘은 주인 할아버지의 안부를 묻는 50대 아저씨들. 그리고 자주 오겠다는 20대 젊은이까지 정말 정감이 가는 곳이었다.
정말 말그대로 자주가야지.



- 피트위스키에 빠져버렸다.
집 주변 단골 바 사장님(피트 전도사)이 피트위스키를 추천해주셔서 빠져가지고 별걸 다 마셔보고 있다.
라가불린16
아드벡 10
라프로익 10
탈리스커 10
먹어봤는데 확실히 난 피트 취향인듯 하다.
고등학생때 커피를 무지하게 좋아하는 날 보고 친구가 나중에 어른이 되면 너는 와인이나 위스키를 엄청 좋아하게 될 것 같다고 했는데 그 말이 현실이 되어가는듯 하다 ㅎ

아드벡 : 피트의 정석. 그저 피트향 그 자체
라가불린 : 고급진 피트. 피트향이 아드벡만큼 세진 않지만 고급진 맛이 일품


라프로익 : 병원냄새라는데 난 잘 모르겠다. 피트향 그냥 좋은걸..?

탈리스커 10 : 가성비 피트, 트레이더스 가서 사올 예정
- 고향아닌 뉴욕을 추억하는 이유
오랜만에 뉴욕 타임스퀘어 볼드랍을 함께 본 동행분들을 만났다. 다들 여행도 열심히 다니고 경험많은 배울 것 가득한 분들이었던지라 길바닥에서 16시간 대기를 하면서도 시간이 금방갔고, 이번 자리에서도 시간이 훅가버렸다🫠



생각난김에 타임스퀘어 볼드랍도 기억하며 이번달 기록은 마쳐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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