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월간 도쓰 25년 여름호

brotoo 2025. 11. 8. 13:22
이 달의 글


너의 청춘에 적당함이 없기를.

요즘 들어 시간의 속도를 실감한다. 하루가 시작되기도 전에 끝나 있고, 마음은 아직 어제의 피로를 덜지 못한 채 내일의 일정으로 떠밀려 간다.

익숙한 일상 속에서 낯선 불안이 파고든다. 일의 방향이 바뀌고, 사람의 태도가 달라지고, 익숙하던 안정감이 무너질 때마다 마음 한켠이 내려앉는다. 올해 여름은 특히 그랬다. 업무적으로든 심적으로든 깊게 잡고 있다고 생각하던 중심을 잃은 채 흔들리던 시기였다.  불안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 또 예상치 못한 변화가 일상을 뒤흔들었다. 마치 잔잔한 호수 위에 운석 하나가 떨어진 듯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고 흩날렸고 그 속에서 비산한 먼지를 피해 눈을 감는 대신 그 자리에 남은 파편들을 하나씩 주워 담았다. 깨진 조각들을 맞추며 세상은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그리고 그 불완전함 속에서도 삶은 계속된다는 것을 되내었다.

돌이켜보면 지금의 자아를 만든 건 언제나 이런 시기였다. 안정적이던 삶보다는 무너지고, 방황하고, 모든 세상을 의심하던 때, 그때마다 세상은 한층 다르게 보였다. 어둡고 무거운 터널을 지날 때조차 그 끝에는 언제나 새로운 빛이 있었고 그 자리는 필연적으로 더 단단해진다. 어릴 적엔 세상의 모든 일에 이유가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살아보니 이유는 대부분 나중에 만들어지더라. 지금의 불안도 언젠가 굳은 자아를 형상화한 한 문장이 될 것이다. 어제의 혼란이 오늘의 시선을 만들고, 오늘의 갈등이 내일의 방향을 정한다. 그렇게 우리는 매 순간을 통해 조금씩 자신의 여러가지 페르소나를 완성해간다.

청춘은 그 불완전함 속에서 빛난다. 밝은 별빛이 멀리서 볼 때는 희미하게 흔들리는 광원으로 보이듯 결과가 가깝지 않기에 밝지만 희미하게 흔들린다. 급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도 그 안에 담긴 감정과 생각들은 결코 헛되지 않다. 그것들이 모여 결국 자아의 무게감을 만들어갈 것이다.

그래서 바란다.
너의 청춘에 적당함이 없기를.

조금은 무모하고, 때로는 아프고, 또 한없이 빛나는 순간들로 가득하기를, 무너지는 불안 속에서도 한없이 빛으로 가득차 있음을 잊지 않기를.

이 달의 플레이리스트

https://youtu.be/TpMzD8Q1fQg?si=Tm0kKqkyioocXLHn

Miles Davis   Kind Of Blue Full Album 1959

YouTube에서 마음에 드는 동영상과 음악을 감상하고, 직접 만든 콘텐츠를 업로드하여 친구, 가족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과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www.youtube.com

Miles Davis – Kind of Blue

재즈에 입문하면서 처음 제대로 빠져든 음반이다. LP로 틀어놓으면,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공간 전체가 달라진다. 트럼펫 소리 하나하나가 여유롭고, 동시에 집중하게 만든다. 재즈를 좋아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이기도 했다.

무언가에 몰입하고 싶거나 생각을 정리할 때 가장 자주 듣는 앨범이다. 새벽이나 비 오는 날, 조용한 카페에 앉아 있을 때 특히 잘 어울린다. 재즈를 처음 듣는 사람에게도, 오래 들은 사람에게도 추천할 만한 클래식한 명반이다.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OdyoWSJL7ZfvuhsMkl0uaOaI_9KR_P6X&si=B3gOgO7rcMRmxelT

너의 청춘에 적당함이 없기를

www.youtube.com


이번엔 내가 만들어서 자주 듣는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해보려 한다. 20대 초반부터 청량한 분위기와 젊은 시간의 감각을 중요하게 생각해왔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그 시절의 자유로움과 낭만을 담은 80년대 일본 음악을 즐겨 들었다.

그 음악들은 지금 들어도 세련되고, 어딘가 풋풋한 에너지가 있다. 요즘의 음악보다 단순하지만, 그 안에는 묘하게 진심이 느껴진다. 아침에 출근길에 듣기도 좋고, 늦은 밤 드라이브를 하며 창문을 열고 바람을 느낄 때도 어울린다.

그렇게 내 젊음의 한 장면들을 대신 말해줄만한 여러 해 동안 들었던 곡들을 모아보았다.

이 달의 전시
김창열 전 - 국립현대미술관



"떡메같은 걸로 날 부숴주십시오
아니면 바위처럼 우뚝 서있어 주십시오"


김창열 화백의 생애를 따라가면, 그의 예술은 단순한 미학의 결과가 아니라 시대와 삶의 흔적 속에서 만들어진 응결체임을 알 수 있다. 일제 강점기의 억압, 한국전쟁의 폐허, 그리고 뉴욕에서 이방인으로서 외면받았던 세월은 그에게 깊은 고독을 남겼다. 이후 파리 근교의 작은 마굿간에서 신혼을 보내며, 캔버스 위에 우연히 흩뿌려진 물방울은 그가 걸어온 모든 시간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그것은 의도되지 않은 발견이었지만, 바로 그 우연이 그의 예술을 완성시켰다. 그에게 물방울은 삶의 불확실함 속에서도 여전히 존재하는 빛의 흔적이었다.

그의 물방울은 고통의 응결이자 구원의 상징이었다. 깨지고 무너진 자아가 다시 맑은 표면으로 응고되듯, 그는 파괴를 통해 정화의 길을 걸었다. 그래서 그의 그림 속 물방울은 단순한 자연의 재현이 아니라, 인간이 어떻게 상처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어떤 기회에 어떤 물방울을 만나게 될까. 떡메에 맞아 산산이 부서진 자아의 조각들 속에서 새로이 피어나는 꽃이 되어, 아니면 그를 지켜줄 절대자의 단단한 바위옆에서,

혹은 모든 상처와 부서짐을 품어주는 따뜻한 가슴으로 남을 그 날일 것인가.



떡메같은 걸로 나를 부숴주십시오
아니면 잠시라도 좋으니 바위처럼 우뚝 서있어 주십시오

스사로 부딛혀서라도 이제는 유리처럼 열어 붙은
내갈피를 산산히 부숴야겠습니다.
꽃닢같은 나비같은 히안한 것들이 부숴져 날으면 그밑에 이름할수 없는 꽃들이 소란히 피어나고
철철 꽃물이 흘러고이는 가슴, 그러한 모양으로 있어야겠습니다.

떡메같은 걸로 날 부숴주십시오
아니면 바위처럼 우뚝 서있어 주십시오

제일 좋기야 따뜻한 가슴입니다만

이 달의 일상

숨참고 Duck dive!🤿🤿

최근 가장 푹 빠진 취미는 단연코 프리다이빙이다. 어릴 적 물에 빠진 기억이 너무 크게 박혀있어서인지 수영도 배워보면서 노력했지만 이게 X-Y 축 간 이동은 문제가 없는데 Z축이 문제더라구.... 물이 깊어지면 이 공포증은 어쩔 수 없이 발동을 했고 첫날 배울 때부터 패닉에 빠져서 허우적댔다.

사실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물에 뜬다. 바다에 가보면 더 체감되지만 몸에 힘을 빼고 움직이면 물에 떠! 그냥 떠! 두려움에 몸이 경직된게 문제였지.

그런데 롱핀을 끼고 깊은 풀장에서 힘을 쭉 빼고 내 페이스대로 움직이니 그저 Z축도 움직일만한 거리로만 느껴지더라.

역시 취약점 패치를 하듯 이런 경험이 없었다면 평생 물을 두려워했을 것 같은데, 이젠 물에 얼른 들어가서 놀고 싶은 생각뿐인 물개가 되어버렸다.

체험다이빙으로 시작했는데
결국 다이빙을 하러 여름휴가때 길리까지 가게되었다...
아주 먼 시간을 가서 길리 도착
잔잔하고 바다가 너무 예뻤는데 섬 세개가 있는 구조라 섬 사이로 해류가 굉장히 셌다
이런 느낌이랄까
아무래도 사람들이랑 같이 해야하기 때문에 매번 사람들이 많이 가는 퍼블릭 다이빙 투어를 갔는데 그때마다 가던 길리 아이르는 너무 평온했다
자동차가 없는 섬이라 이동수단은 자전거와 전기스쿠터, 마차 뿐
말 말고 고양이도 넘 많아

자던 애 깨움 ㅋㅋ
뭐냥
그리고 또또또 다이빙하러다녔다.
정말 자유로웠어. 깊은 바다가 롱핀과 함께라면 두렵지 않기두 했구용
거북이가 정말 동네 강아지 보듯 있어서 너무 즐거웠던 길리
바다는 맑고
나시고랭은 언제든 맛있고
이슬람국가라 술이 별로 없는데 그래도 빈땅 맥주가 있어서 행복했던 여름 길리.
바다는 언제봐고 평온하고 맑았다

또 서쪽 바다는 석양이 유명하대서 석양을 보러 갔었는데 외로움을 탈법도 하지만 사람이 많아서 너무 즐거웠던 것 같다

이렇게 해변에서 말을 타고 사진 찍는 사람도 많은데 너무 풍경이 예뻤던..

저 멀리 발리가 보이고 석양이 지는 건 눈에만 담고 머리로만 기억할 수 있는 사진에 담을 수 없는 풍경이었다
정말 아름다웠던 길리..


향신료와 더운 여름


더운 여름에 지쳐서인지, 요즘은 이국적인 향신료 향만 맡아도 기분이 풀린다. 새로운 것을 찾아다니는 걸 좋아하고, 이국적인 분위기에 끌리는 나는 서울의 유명한 인도 음식점들을 거의 다 섭렵했다. 팔각, 카다멈, 마살라가 어우러진 향처럼, 내 행복도 그렇게 이국적인 맛과 향으로 채워지는 것 같다.

[카카오맵] 후르레스토랑 https://kko.kakao.com/3SSejZButt

후르레스토랑

서울 용산구 우사단로10길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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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향신료에 찌들어버린 인도음식의 정수?를 느낄 수 있었다 향신료 진짜 세다! 뭔가 인도음식을 왕창 먹다가 오랜만에 찾은 진짜 센 향신료가 들어간 집이라 그런지 개인적으로 굉장히 맛있게 먹었다.
들어가자마자 아주 어떤 아조시 사진이 왕창 붙어있고 무...뭔가 무서운? 깃발이 붙어있는데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그냥 정당이란다.
결국 뭐랄까 인도식 멸공반점 느낌이려나...?

아주 잔뜩 붙어있다 ㅋㅋㅋ 파키스탄 아조시 완전 정치 팬이신둣

테이블에도 ㅋㅋㅋ

맛은 아주아주 기가막혔다. 램커리가 일반적으로 고기 양이 상당히 적은 편인데 여기는 고기반 커리반. 양도 많고 향신료도 많고

머튼코르마와 팔락파니르

음층나다니까요. 머튼 코르마(캐슈넛 들어간거)

[카카오맵] 키친오브인디아 https://kko.kakao.com/IivJjT_00w

키친오브인디아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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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완전 맛집으로 꼽은 키친오브인디아! 여긴 들어가면 다 인도분들밖에 없다... 사장님만 한국분이시고 실제 음식/서빙 다 인도 분들이 하신다.

여기는 머튼 코르마가 찐또다! 크리미한 맛이 아주 엄청난 곳... 팔락 파니르(시금치 커리)도 굉장한데 개인적으로는 크리미한 코르마가 여기 메인인듯 하다
[카카오맵] 디왈리 https://kko.kakao.com/MgeRU1EtFq

디왈리

경기 성남시 수정구 성남대로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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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성남에서 프리다이빙 할 때 가봤던 디왈리! 성남이 우리집에서는 다소 먼지라 잘 안가게 되는데... 다이빙할 때 다시 가볼 맛집이다.

여긴 팔락파니르 색이 강황색인데..... 이게 그렇게 맛있더라. 여기 팔락 파니르 특이해서 추천! 머튼 맛살라도 맛있었다

[카카오맵] 에베레스트 동대문점 https://kko.kakao.com/oZ_pFbAzNY

에베레스트

서울 종로구 종로51가길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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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커리 입문했을 때 부터 계속 먹는 에베레스트. 네팔인 사장님의 성공신화?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체인으로 엄청 많은 지점을 가진 곳이고 여기가 본점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체인임에도 요리사 실력에 따라 맛이 달라 점바점이 심함에도 여긴 정말 괜찮은 편!

야무져 야무져 여긴 다 맛있다
바스마티 라이스마저도 최고

치킨커리도 머튼맛살라도 최고

스눕독씨도 인정한 맛집!

아 그리고 여기 옆에 포항(경북 포항 아님)이라고 베트남 음식 맛집이 있다. 여긴 진짜 현지맛이고 가격도 매우매우 싸서 자주 가는 집이다!
[카카오맵] 베트남쌀국수포항 https://kko.kakao.com/l3zqd2VyCa

베트남쌀국수포항

서울 종로구 종로 3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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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맵] 빈103 구리토평점 https://kko.kakao.com/aCz6roRqJ4

빈103

경기 구리시 벌말로70번길 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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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카페를 같이 하는 집인 VIN103. 인더스트리얼한 인테리어의 카페인데 뜬금없이 커리를 판다.
인도인 분들 한국어도 못하셔서 영어로 주문해야한다 ㅋㅋㅋ
그래도 맛은 좋더라구요

명상과 생각들 요가
요즘 들어 머리가 복잡해질 때면 자연스럽게 명상을 찾는다. 처음엔 그저 생각을 잠시 멈추고 싶어서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짧은 고요가 내 삶의 한 부분이 되었다.

길리섬에서 오랜만에 요가를 했던 날, 바람이 느릿하게 불고, 파도 소리가 들리던 그 순간에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의외로 단순했다. 그저 깊게 들이쉬고, 천천히 내쉬는 것. 그 한 동작이 마음을 다시 제자리에 두게 했다.

이상하게도 이번 여름은 유난히 단단해지고 싶었다.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만들고 싶어서였을까, 하루의 빈 시간들을 명상으로 채우는 일이 점점 익숙해졌다.
처음엔 어색하고 집중이 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그 짧은 시간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힘을 배운다. 세상이 아무리 빠르게 흘러가도, 호흡 하나로 다시 스스로를 붙잡을 수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위로가 되는 듯 하다

길리섬 선셋 요가 수련원

헬스뽀이의 헬스라이프

운동을 원래 절대 안하는 사람이었지만 이젠 벌써 운동에 매진한지 3년이나 되었다. 시간 정말 빠르고... 운동 신경이 없는 줄만 알았는데 결국 근육이 없는거였더라..  근육이 크니 운동신경 좋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있어..

몸도 꽤나 커졌고
단백질과 건강한 탄수도 꼭 챙겨먹는다
다이빙에 취미들려서 열심히 간 올공 잠수풀 ㅎ
88년도에 지어진게 믿겨지지 않는 시설 ㅎ
정말 크다..

집돌이 라이프.

요즘들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정말 소중하게 느껴진다. 집에 있는걸 썩 선호하지않고 서울에 혼자 살면서 외로움도 꽤나 타는 스타일이기에 혼자 집레 있기보단 나가서 노는게 그렇게 재밌지만서도..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안락함과 평온함은 내 공간에 대한 애착을 만들어주기에 충분한 것 같다.

이번에는 스피커를 하나 들였다 ㅎ

첫 뱅앤올룹슨인데 오래되긴 했지만 A8모델 자체가 너무 예쁘게 나와서 이걸 중고로 가져오게 되었다 ㅎ

소리를 들려주고 싶군요..

또 식물도 잔뜩 들여놓았다 ㅎ

식집사라이프 조아요

이번엔 배 타는 항해사 친구가 놀러왔는데 두바이에서 내리면서 초콜릿을 사왔다고 줬다🙂 올 때마다 너무 잘 챙겨주는지라 참 열심히 더 챙기게되는 친구.. 근데 두바이 초콜릿 10만원 넘는다더라.. 헐

맛있긴 기가막히게 맛있긴 했어.. 근데 10만원이나 할 일이냐구요
오면서 야마자키까지 사가지고 오신 아주 착한 친구☺️

다음으론 또 와제도 놀러왔었다. 와인을 좋아하는 몇 안되는 친한 친구라 와인으로 아주 기가막히게 먹었다

역쉬 아주 잘 따라 ㅎ 와인 맛이 확 좋아지는 기적.
서울에 살다보니 지긋지긋하던 자연이 좋아진 건에 관하여.

벌써 서울 살이 10년, 풀때기들에 관심이 생겨버렸고 식물원과 농원에 찾아다니는 취미가 생겨버렸다 ㅎㅎ

양재에도 처음으로 가봤는데 정말 양재도 재미있더라구요.

엄청난 푸릇푸릇 행잉식물들
무언가 날이 좋으니 온실에 온듯했다
하나하나 예쁘요
이번에 데려온 아이 ㅎ
행잉식물이 무언가 푸르름을 더 높여주는듯 해서 많이

서울식물원도 이번여름엔 자주 갔다

근데 여름엔 가지마세요 너무 더워...
몬스테라 열매 ㅎ
박쥐란쓰 이런느낌으로 꾸미면 되겠다 싶은데 벽에 달기가 너무 어려워융

그리고 조인폴리아! 파주에 있는 엄청 싼 농원 ㅎ

끝맺으며


조금 일찍 찾아온 해의 습관은 여전히 몸에 남아 있었다.

여름 내내 타오르던 해는 서서히 낮아지고, 오후의 그림자가 길어질 때쯤이면 빛의 방향이 달라졌다는 걸 느낀다. 여름이 남긴 열기는 아직 식지 않았지만, 그 온기를 감싸던 공기는 어느새 서늘해져 있다. 마치 서로의 체온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거리를 두게 된 사람들처럼 계절도 그렇게 어색한 틈을 남기며 변해간다.

햇살은 여전하지만 그 속에선 더 이상 여름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 바람이 스치면 공기가 바뀌고, 창밖의 하늘색을 칠한 하루는 매일처럼 희미해진다. 창가에 놓인 선인장과도 같았다. 물을 품고도 외로움을 막을 수 없던 식물. 뜨거운 낮에도, 차가운 밤에도 스스로를 세워야 했던 존재. 나는 그 선인장처럼 하루를 버티고 있었다. 마음 한구석이 바싹 말라가면서도, 아직 사라지지 않은 빛의 습관에 기대어 서 있었다.

밤이 되면 창문으로 남은 열기가 흘러나가고, 방 안에는 묘한 공허가 먼지처럼 내려앉는다. 여름이 떠난 자리에는 그 계절의 냄새가 아닌 기억의 잔열만 남았다. 어린왕자의 장미꽃처럼 화려함 속에 너무 당연해 잊었던 것들이 이제야 눈에 들어온다. 허영심에 불과했던 붉은 뜨거움은 식었지만 그 잔열이 여전히 내 몸에 가시처럼 자리잡았다.

해가 지고, 그 빛이 사라진 자리에서 여전히 그 온도를 기억한다.

여름이 남긴 습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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