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오랜만에 느끼는 가을.매달 말이면 달력의 다음장을 넘겨보며 다음 달을 계획하는 습관이 있다. 하지만 왜인지 올해는 12월 달력 한 장만 무거운 듯 잘 넘겨보지 않는 것 같다. 너무 바빴던 탓도 있겠지만 확실히 시간이 가는게 아쉬울 나이가 되었나보다.올해는 해외 구축 출장으로 인해 독일에서 겨울을 보냈다. 안개가 끼고 날은 항상 흐리지만 춥고 눈이 내리던 한국과 달리 얇은 옷 하나만 걸치고 다녀도 충분히 따뜻한 곳에 오니 무언가 여유가 생기고 급한 마음이 사라지는 것 같다.항상 치열하게만 살아와서였을까? 주어진 태스크를 잘 해내기 위해 당연하게도 자신을 우선순위에서 미뤄왔던 날들이 부끄럽게 느껴지리만큼 이 곳에서의 삶은 평온하고 느긋했다. 마치 나만 답답해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 같았다. ..